고무줄 초 (Rubber Seconds)
과학자들은 1950년대 초에 유사이래 처음으로 최고의
정확도를 가지는 원자시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세계시의 불규칙성 때문에
세계시와 원자시가 서로 어긋나는 것이었다. 원자시의 정확성을 가지면서 세계시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 시간척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렇게
보완된 시간척도가 1958년에 만들어졌다. 초의 정의는 원자시에 바탕을 두고 새로
정의되었고, 새 시간척도인 세계 협정시 (UTC)는 UT2와 거의 일치되도록 만들어졌다.
그리고 일년은 항상 똑 같은 갯수의 초로 이루어지게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지구자전의 불규칙성을 반영하여 초의 길이를 주기적으로 바꾸어주지 않는다면
분명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초가 등장하였다.
1958년부터 매년, 원자시계에서 만들어진 일초를 기준으로 다가오는 일년도 지나간
일년처럼 똑 같은 수의 초로 이루어지도록 일초의 길이를 조금씩 바꾸었다. 그러나
지구자전의 불규칙성을 완전히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올해에 선택된 고무줄 초의
길이가 내년에도 잘 맞을지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이런
문제점을 미리 예견하여, 만약 UTC와 UT2가 0.1초 이상 차이가 나면 UTC 시계를 0.1초
조정하는 것에 대해 이미 합의를 하였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후 많은 사람들은 이 고무줄 초가 몹시 귀찮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시계를 매년 조정해야만 했다. 이것은 마치 1 cm라는 길이가 매년
바뀐다면 모든 자들 - 고무자들 -을 그 해의 1 cm에 맞도록 늘리든가 줄여야 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고무줄 시계를 맞추는 일은 귀찮을 뿐만 아니라 원자시계 같이
고급시계인 경우에는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고무줄 초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대신에 윤초가 도입되었다.
(정리: 이호성, 1999.11.1.)